→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겠습니다.
하겠다. 안 하겠다 처음부터 결심하지는 않았어요.(웃음) 초창기에는 돈이 없어서 프로모션에 예산을 쓸 수 없었어요. 제품 자체를 최대한 잘 만들어보자는 마음이었죠. 제품이 괜찮은데 가격이 낮으니 소문이 나더군요. 디퓨저 한병에 2~3만원 하던 때에 저는 두병을 9,900원에 팔았으니까요.
코코도르는 소비자의 입소문으로 큰 브랜드입니다. 마진은 적을 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코코도르를 알리는 일에 집중했어요.
→ 해외 성과가 눈부셔요. 2022년 수출실적이 60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요. 기반이 없는 지역으로 어떻게 진출했나요?
하처음 진출한 지역이 대만이에요. 코코도르가 목적을 가지고 대만시장을 개척한 것은 아닙니다. 정식 진출하기도 전에 한류의 영향으로 대만에서 주문량이 빠르게 늘었고, 대만 수출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시장을 키워주신 거지요. 현재는 대만 소비자 대부분이 코코도르를 압니다. 시장점유율도 50%이상이에요. 대만 진출 이후 더 큰 목표를 세웠습니다.
더넓은 시장, 세계로 나아가자고요. 코로나 19가 닥치기 전에는 매년 해외 전시회에 20회 이상 참가했어요. 성과가 나쁘지 않았지만 B2B 전시회 참여는 비용에 비해 효과가 좀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코코도르는 온라인에 최적화 되었으니, 이 강점을 집중적으로 활용하기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미국 아마존, 일본 라쿠텐, 중국 티몰 등 각국 온라인 마켓에 투자해서 해외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기 시작했어요.
→ 한국에서 유효했던 방식을 해외에도 적용한 거군요. 유럽이나 미국은 이미 향초나 디퓨저 문화가 발달한 지역인데, 기존 강자가 있는 곳에서도 성공을 거뒀어요.
'질좋은 물건''합리적인가격'이라는 공식이 그곳에서도 통했습니다. 타 지역에 진출할 때 마다 그 국가 사람들이 선호하는 향과 제품의 형태를 연구해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가령 집 면적이 좁은 일본에서는 비교적 은은한 향에 집중하고, 집이 넓은 미국에서는 블랙체리 처럼 강한 향을 주력 상품으로 삼았죠. 한국에서 했던 대로 온라인 직거래를 통해 유통과정을 단축했고, 판촉비를 최소화 했어요. 유럽과 미국 물가와 인건비가 한국에 비해 높다는 점도 우리에게 유리하게 적용했습니다. 아마존에서 베스트 셀러로 선정되고, '아마존 초이스'라벨을 획득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지요.
→ 해외 판매와 프로모션 역시 국내에서 진행하다 미국, 이탈리아, 일본, 대만, 중국 5개국에 법인을 세웠습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국내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해외 배송 업체를 통해 배송하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 구조가 나오지 않더군요. 먹고 살려면 적지에다 깃발을 꽂아야겠다 결심했어요. 해외에 법인을 세워서 물류센터를 만들고 인력을 고용했습니다. 해외에서 일하지만 같은 회사의 동료인 만큼 한사람 한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화상으로 직접 면접을 보았습니다. 해외 직원 역시 국내 직원과 동일한 교육 과정을 거치도록 했고요. 코코도르 직원을 '코코도러'라고 칭하는데, 코코도러를 세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향이 다채로워요. 계속 새로운 향이 출시되고요. 향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힘은 어디에서 오죠?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소비자의 선호도와 취향은 매우 다양하고 빠르게 변합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향 가짓수가 늘 수 밖에 없지요. 다수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웬만한 향은 모두 코코도르에서 생산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확실히 갖추기 위해 오래 준비했습니다.
→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 질 수록 수익을 유지하기가 더 어렵지 않나요? 잘 팔리는 향이 있다면 덜 팔리는 향도 있을 텐데요.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꾸준히 투자해온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그 결과가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충북 음성 공장입니다.
100억을 투자해 6,000평 규모로 설립한 공장에서는 판매량에 맞춰 유연하게 오일을 배한하고 제어할 수 있어요. 전문화.분업화 시스템이 자리 잡았기에 다양한 향을 공급하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인기 있는 향의 생산량을 늘리고, 판매량이 적은 향은 생산량을 줄이는 일이 어렵지 않아요.
→ 직원 자녀를 위해 어린이집을 설립하고 부산에 직원 전용 호텔을 운영하는 등 복지에 힘쓰는 모습이에요.
한국에서 중소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해결할 과제가 많습니다. 회사를 키워오면서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역량있는 인재가 오래 근속해야만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해요. 유능한 직원이 떠나지 않도록 조직문화를 계속 업데이트 합니다.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직원 만족이 선행되어야 해요. 지금은 호텔급 시설을 갖춘 직원 기숙사를 짓고 있어요. 가까운 미래에는 사원주택을, 먼 미래에는 실버타운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직원 복지와 사회공헌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요. 이를테면 어린이집 복지는 자녀를 둔 직원을 위한 복지지만, 사회적으로는 맞벌이 부부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줄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겠지요. 우리가 물리적으로는 디퓨저와 향초를 팔고 있으나 넓게 보면 세상에 향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기로 얻은 이익으로 세상을 더 향기롭게 만드는 것, 코코도르의 목표에요. 전체 수익의 5%이상을 사회봉사와 후원에 투자하려고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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